병원 살이

신규 간호사 사표 쓰는 방법

Connor 2021. 5. 16. 08:43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적어볼 내용은 신규간호사가 어떻게 회사를 그만두었는지와 그만두면서 다른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간략하게 말씀드리기 위해서 글을 적습니다. 우선 저는 대학병원에서 만 10개월 근무를 마치고 퇴사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더욱 정확히 말씀드리면 20년 6월 1일 부터 근무를 시작했고 21년 4월 1일날 UM님과 면담을 진행하며 퇴사를 이야기 했습니다.

 

퇴사 면담을 요청할때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

그당시 저의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워낙에 UM님은 이곳 저곳 바쁘게 불려다니셔서 자리에 계시는 일이 잘 없었고, 지나가는 분을 붙잡고 면담하고 싶습니다. 말씀드리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죠.  3월부터 고민하고 어쩌지 안절부절하며 주위를 서성였는데 단둘이 있게되는 기회가 생겼을때 이때다 싶어 먼저 말을 끄냈습니다. "혹시 5분 정도 시간있으신가요?"

임상에 신규로 근무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편하게 대하고 싶은 분이지만 편해질 수 없는 분인지라 이런말을 끄낼때는 대단히 정중히 여쭤봐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추가하자면, UM님은 평소에도 저에게 친누나처럼 다정하게 말해주시는 분이고 제가 중환자실 근무에 어려움을 느낄때 마다 먼저 다가와서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 질수 있다. 포기하지말고 계속해서 도전하자 말씀하시던 분이여서 더 말씀드리기 죄송했던 것 같습니다. 

조용히 UM님 방으로 (사실 중환자실에는 UM님 방이 따로 없고, 모두가 같이 쓰는 휴식공간이 있습니다.) UM님따라서 들어갔습니다. "Connor선생님 무슨일 있어?" 라고 물어보심과 동시에 저는 "퇴사하고 싶습니다."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제말을 듣고는 "많이 힘들었지? 그렇게 이야기 할것같은 분위기라 조금 피해다녔어."라고 하셨어요. 먼저 말끄내기 무서워서 다가오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말이죠. 

 

 퇴사 이야기는 생각보다 간단했어요.

"UM님 저 고민을 많이하고 생각도 많이했는데, 더 이상 노력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씀 드렸고, UM님께서는 "최선을 다했니? 지금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는 남을꺼야, 그치만 너가 최선을 다했다면 내가 붙잡지 않을께."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갑자기 너무 슬퍼서 눈물이 흘러서 아무말 못하고 있으니까 제가 울음을 멈출때까지 기다려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그치자, "퇴사는 가능한 빨리 잡아줄게." 라고 하셨습니다.

 

퇴사 면담 후 선배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퇴사 면담을 하고난 직후 병원 선배들은 180도 돌변했습니다. 제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여럿 있지만 저의 실수로 인해 환자에게 위해가 가해졌고, 앞으로도 그러한 실수를 할것같아 불안했기 때문인데 선배들은 제가 본인들의 태움을 견디지 못해서 탈출한다고 생각하셨나봐요. 퇴사 면담후 저에게 유독 심하게 말씀하셨던 선배는 거의 천사가 되셨어요. 제가 못한 일이 있으면 일일이 다 챙겨서 처리해주시고 저한테는 "Connor야 ~~~~해야하는거 내가 했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퇴사하는 기간이 딱 직장내 괴롭힘 신고 기간이여서 그런지 너무 달라져서 저 조차도 놀랐습니다.

 

그리고 같은 대학교 선배이신 간호사선배께서는 그간 저에게 알려주려고 무진장 노력하셨는데, 면담 진행 이후로는 알려주고 하지 않으셨어요. 가벼운 인사 정도만 하고 무시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잘 버티리라 믿었는데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망하셨던 거겠죠? 그점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평소 친하지 않던 선배선생님들이 다가와서 그만두고 뭐할꺼냐는 질문을 엄청 받았어요. 그만두고 할 수 있는게 뭐가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병원일 말고 다른일 하고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응원하는 분위기였어요. 본인들도 퇴사하고 싶은데 뭘할지 몰라서 못나간다는 분위기로 말이죠.

 

마지막날

마지막 날까지 저는 문제를 일으켰어요. Day 근무중에 subdral drain remove 위해 Suture set를 사용하고 가위를 잊어버려서 한참 선배들과 쓰래기 통을 뒤졌습니다.  한참을 뒤지고 찾다가 알고 보니 제 후임으로 들어온 신규선생님 주머니에 있더라고요. ㅎ 웃프닝이 되서 넘어가고 정말 절 위해서 걱정해주고 챙겨주시던 선생님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인사했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시라고 말씀드렸고 제가 정말 존경하던 선생님이 위에서 이야기한 학교 선배님이신데, 고생했다고 진심담기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UM님이랑 마지막에 인사했는데, 본인은 제가 처음 입사했을때 밝았던 저의 모습때문에 잡지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입사 처음엔 선배들한테 그렇게 장난도 많이 치고 그러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배울려고 뛰어다니고, 신규 힘든 시기에 너무 웃으면서 일하고 공부해서 이번 신규들 중엔 너가 제일 오래근무할줄 알았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죄송하다는 말과 감사합니다 말씀드리고 나왔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병원에서 임상 지식도 많이 배웠지만, 사람사는 곳이라 그런지 정이 훈훈했습니다. 병바병이지만 퇴사 고민하는 선생님들 많은 고민하고 어려운 결정  부디 신중히 선택하십쇼 ㅎ 그리고 이글 읽고 조금이라도 병원 생활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청년유니온 그림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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